春興(춘흥) : 鄭夢周(정몽주)
春雨細不滴(춘우세부적) 봄비가 부슬거리더니
夜中微有聲(야중미유성) 밤이 되니 빗방울 소리
雪盡南溪漲(설진남계창) 눈이 녹아 시냇물 흘러가니
草芽多少生(초아다소생) 풀잎이 많이 돋아나겠네.
: 朴誾(박은)
菊花渾被月(국화혼피월) 국화꽃에 달빛이 흐르니
淸純自無邪(청순자무사) 맑은 향기 그윽하기도 하다
終夜不能寐(종야불능매) 밤새도록 잠을 이루지 못하고
解添詩課多(해첨시과다) 시상에 잠겨있다.
黃白菊(황백국) : 高敬命(고경명)
正色黃爲貴(정색황위귀) 본색은 누렇지만
天姿白亦奇(천자백역기) 흰 모습도 신기하네.
世人看雖別(세인간수별) 사람마다 보는 것이 다르지만
均是傲霜枝(균시오상지) 모두 서리 속에 피고 있네.
題壁(제벽) : 崔壽城(최수성)
水澤魚龍國(수택어용국) 연못에는 고기가 뛰고
山林鳥獸家(산림조수가) 숲은 새 짐승의 놀이터
孤舟明月在(고주명월재) 배에는 달이 비치고 있는데
何處是生涯(하처시생애) 어느 곳이 내가 머물 곳인가.
: 釋處能(석처능)
萬壑秋雲曉(만학추운효) 산 속에 가을날이 새네.
千峯落月時(천봉낙월시) 봉우리 마다 달이 져 가네.
相思一枕夢(상사일침몽) 임 그리운 꿈이
隨雁到江湄(수안도강미) 기러기 따라 강가에 있네.
: 李書九(이서구)
家近碧溪頭(가근벽계두) 집이 시냇가에 있으니
日夕溪風急(일석계풍급) 해가 저물면 시냇바람이 일어난다.
脩竹不逢人(수죽불봉인) 대숲 속에 사람은 없고
水田鷺影立(수전로영립) 논 가운데 학이 우뚝 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