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말 모두들 여름휴가를 가고 짜증나는 날들이다.
고도원의 아침편지를 읽다가 눈이 번쩍 뜨이는 것을 발견했다.
아침편지 명상센터인 "깊은산속 옹달샘" 건축현장의 건축학교학생모집이었다.
운영은 건축학교였으나 실제는 자원 봉사의 형태였다.
지금까지 해보지 못한 봉사를 해 보고싶고, 답답한 일상도 탈출해 보고싶어 신청을 했다.
무더위와 한달간의 긴생활을 일상과 떨어져 지내야 하고, 힘든 노동을 이겨낼 수 있을까 걱정도 되지만
일단 마음먹은 이상 부딛혀 보기로 했다.
7월 31일 아침일찍 서둘러 현장으로 갔다.
휴가 차량의 홍수로 길이 막혀 입학식에 가까스로 도착하였다.
고도원님과 스트로 베일 건축연구소 대표님과 여선생님 그리고 앞으로 어떤 힘든일이 있을지도 모르고
와이키키하고 있는 건축학교 2기 동료들, 20대부터 50대후반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사람들의 하모니가 궁금하다.
이론 수업...
스트로 베일 하우스에 대해서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
덤으로 여러가지 생태주택에 대한 견문도 넓히고 시골에서 다시 살아 보고픈 생각도 갖게 되었다.
정정수 화백님의 조경수업... 정교수님의 식물들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조경의 아름다움, 철학등을 접하고
사람의 능력은 과연 어디까지일까 의심이 든다....
텐트에서의 숙박은 낭만적이었고
아침 6시에 기상하여 세면후 아침 체조로 작업을 위한 몸 풀기를 하고 현장식당에서의 맛있는 식사를 했다
오전, 오후의 간식시간도 휴식을 위한 소중한 시간이었다.
힘든 작업장면들이다...
벽체 하단부는 빗물에 대한 보완으로 석회로 코팅한 볏집을 쌓고
윗부분은 베일을 잘 성형하여 벽에 꼭 맞게 채운다. 그리고 벽면이 고르게 베일을 짤라주고,
그러고 나서도 틈새를 베일 바늘을 이용하여 메우고 또다시 석회를 버무린 코브로 메운다...
마지막으로 1,2,3차 미장을 해야 벽면이 완성되는 지루하고 힘든 작업이다....
그 와중에도 일과 후나 점심시간에 취미로 익힌 서각작품을 몇개 남길 수 있게되고 선물 할 수 있어서 좋았다.
제천의 생태마을 견학! 반나절의 일정이었지만 다양한 형태의 집들을 볼 수 있었다.
흙집, 통나무집, 등 여러 가지가 있었지만, 날림으로 하여서 하자가 많아 좋지 않아 보였다.
생태주택 일수록 완벽시공이 우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숙제인 모형집 만들기. 벽은 흙으로 쌓아올리고 창문도 내고 지붕은 리빙루프로 하였다.
리빙루프는 보기는 좋아도 실제로 시공시에는 다소 문제가 있을 듯...30:1의 축소모형으로 생전 처음 만들어 봤지만
그럴듯하다.
마지막 2차 흙미장 셈플미작업을 마치고 2기모두의 핸드프린팅을 하였다. 옹달샘 어디엔가 보관되길 바라며....
옹달샘에서의 마지막 작업을 마치니 모두 기분이 날아갈듯 홀가분 하다.
졸업여행! 말이 좀 거창하지만 1박 2일의 여행은 어느 졸업여행 못지않은 좋은 여행이었다.
원주 용수골의 스트로 베일하우스로 지은 카페와 멋진 풍광의 정선 동강에 있는 동강사랑(東江舍廊)은 꼭 다시 가보고싶은 곳이다.
8월 28일
많은 아쉬움과 미련을 남기고, 또한 헛된 욕망과 욕심을 버리고 새로운 희망을 안고 옹달샘을 떠나왔다.
그기는 내가 고향가는 길목이라 고속도로를 지날때 마다 고개가 돌아 갈 것같다.
산 정상에도 두번이나 올랐다. 깊은 산 곳곳에 나의 흔적들을 남긴 것 같다.
정말 특별한, 내 인생에서 다시 올 수 없을 듯한 8월의 휴가 였다
이제 일상에서 새로운 삶을, 더 의미있는 삶을 찾아 봐야겠다....
